I offer you,

a lock of hair,

cut off while asleep.

잠이 든 사이, 

머리 한 줌 잘라,

당신에게 바친다.

한묶음의머리.jpg

A Lock of Hair

2018

brass

60 x 60 x 370cm

한 줌의 머리

2018

황동

60 x 60 x 370cm

<한줌의 머리(A Lock of Hair)>라는 작품이 있다. 370cm의 머리카락 형상인데, 작가는 황동선을 엮어 제작했다.

 

잠이 든 사이,        I offer you,

머리 한 줌 잘라,   a lock of hair,

당신에게 바친다. cut off while asleep.

 

여기에서 잠든 시간은 대상인 누군가가 잠든 시간이다. 그 대상은 연인일수도 가족일수도 있고 익명의 다수일수도 있다. 대상이 잠든 사이 나는 깨어있다. 존재의 조건이 다르다. 나는 대상을 관찰하고 대상은 관찰하는 나를 인식하지 못한다. 존재론적 지위에서 관찰하는 내가 대상보다 우위를 점한다. 그런데 나는 한줌 머리카락을 잘라 잠든 대상에게 바친다.

한줌 머리는 대상의 머리가 아니다. 관찰하는 나의 머리이다. 만약에 잠든 대상의 머리를 자른다면 대상은 깨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머리카락을 잘라 바치는 행위는 헌신의 의미이다. 잠든 대상이 시간이 지나 잠에서 깨어난다면 잘린 머리를 보고 놀랄 것이다. 잘린 머리는 발견될 것이기 때문이다. 깨어난 대상은 잘린 머리를 보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언어로 해석해야 한다. 최초의 당혹스러운 순간은 시적 시간으로 변한다. 시적 시간은 종교적 시간이고 예술적 시간이다. 현상과 내가 충돌하면서 융기하는 수직 이미지를 갖는다. 이 작품은 작가 유성훈이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송가이다.

나는 모든 사람을 관찰하지만 우위의 존재 지위를 갖지 않겠다. 다만 발견의 계기를 선사해서 시적 시간,

즉 비일상적이고 예술적인 시간으로 초대하겠다는 의지다.

 

                                                                                                                                     -   이진명 비평글 중 발췌  -

 

A Lock of Hair (2018) measuring approximately 370cm is made with copper wires.  

 

I offer you, 

a lock of hair,

cut off while asleep.

 

Somebody is asleep here. This person may be a lover, a family member or anonymous others. I am awake while they are asleep. It is a different state of being. I observe this person, but he or she does not recognize my presence. I dedicate a lock of hair to this sleeping person. The act of cutting hair and offering it implies devotion. When this person wakes up he or she will be surprised on discovering this lock of hair. This person has to make sense of it. The initial bewilderment now turns into a poetic compulsion. A poetic moment is always sacred, rising anew each time. The encounter with the unexpected urges us to create. This work is Sunghoon Yu’s dedication to all. He observes to discover, to create a poetic moment to which everyone is invited.

                                                                                                                       - excerpt from Art Critic Jinmyung Lee' essay-